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유일한 수필집 ‘목동의 노래’(가톨릭출판사 258쪽 8500원)를 재출간 했다.
갓 사제가 된 1961년부터 1968년까지 써 둔 글을 모아 1969년에 수필집을 첫 출간한 후, 1994년 개정판에 이어 추기경 서임을 기념해 이번에 그림과 삽화를 담아 새롭게 출간했다.
“‘목동의 노래’는 나의 일부며 나를 비추어 주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흘러간 지금 ‘목동의 노래’를 읽으면 마치 어린이가 소중하게 간직한 내면의 비밀을 들켜버린 느낌이 듭니다”
일기와 강론 형식의 2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보미사 어린이와 신부’ ‘가시밭의 농부’ ‘기쁜 사순절’ 등 추기경의 솔직하고 올곧은 마음들이 담긴 글 27편이 수록돼 있다.
“당시 가톨릭잡지인 ‘청년’에 실린 글이 이 책의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숙한 솜씨인데도 불구하고 ‘청년’지 책임자께서 큰 격려를 해주시는 바람에 용기를 갖고 연재할 수 있었죠”
이 책 서술 형식의 또 하나 특징은 주어가 ‘나’가 아니라 ‘그’라는 것. 이에 대해 추기경은 “경험한 내용외에도, 들은 이야기나 상상속 이야기들을 체험한 것처럼 구성하고 싶었고, 3인칭을 사용함으로써 ‘그’를 객관적으로 비판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옛날 나온 글을 총정리해보라”는 주위의 권유가 재출간 동기. 추기경은 “오래된 글이어서 조금은 쑥스럽다”고 말했다.
사제 초년기때 소신학교 교사로 임명을 받은 정추기경은 본당 신부들이 무척이나 부러웠다고 한다. 신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강론도 하는 본당 신부들에 대한 부러움과 자신에 대한 아쉬움이 이렇게 책을 지속적으로 발간하게 하는 한 원인이라고 밝힌다. 여기에다 부제때 동기인 고 박도식 신부(대구가톨릭대 총장 역임. 2003년 작고)와 ‘매년 1권씩 책을 내기로’한 약속도 실천하고 싶단다.
“요즈음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을 수정하려 했지만 많은 대목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옛날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추기경은 “글로나마 여러 사람들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무척이나 설레고 기쁘다”며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편안한 마음으로 미소지을 수 있는 잠시의 휴식처가 되길”소망했다.
소설가 최인호(베드로)씨는 추천사를 통해 “정추기경님을 보면 두 가지 이미지가 떠오른다”며 “하나는 대패질을 정성들여하고 마름질에 철저한 목수로서의 공학도 모습이며, 다른 하나는 깃발 없는 기수, 즉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으로 부르신 선택된 인간 모세 모습”라고 말했다.
방송인 최유라(안나)씨도 추천사에서 “이 책을 읽다보면 작으나마 세상에 힘이 되고자 하는 의지가 솟는다”며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 책은 믿음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내게 일깨워 주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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