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독서운동-신심 서적 33권 읽기 도서선정위원회’는 7월 선정 도서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 〈제3의 인생-수동의 영성〉(바오로딸), 〈상처 입은 감정의 치유〉(분도출판사) 등 3권을 7월의 선정도서로 뽑았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푸른숲/315쪽/9500원)
‘생명 존재’의 이유 보여줘
“‘생명’이란 살아 있으라는 명령”이며, “때론 살아서 이 생을 견디는 것이 죽음보다 괴로울 수도 있겠지만, 어떠한 목숨이라도 분명 유지할 가치는 충분하다.”
작가는 자칫 윤리적이고 원리원칙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사형제도는 과연 정당한가?’라는 주제를 깊은 영혼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두 사람이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겉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이 보이는 서른살의 여자, 그러나 그녀는 살아갈 이유도, 의지나 희망도 없다며 세 번씩이나 자살기도를 한 끝에 이미 죽음이 예정된 사람, 한 사형수를 만나게 된다. 세 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사형선고를 받아 생의 벼랑 끝에서 살아가는 그 남자의 모습에서 여자는 이미 익숙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서로가 닮았기에 오히려 만남이 고통스러웠던 그녀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형수의 내면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작가는 생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삶의 이유로서의 사랑과 참회의 절정을 형상화해 보여준다.
◎제3의 인생-수동의 영성
(이제민/바오로딸/258쪽/8000원)
‘당신’에게 의탁하는 삶 그려
“삶이 은총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가 되고 그 목표에 도달했는가 못했는가에 따라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는가 그렇지 못했는가가 판가름난다.”
이 말을 통해 능동의 영성보다는 오히려 수동을 살아가야 하는 영성의 깊이를 배우게 된다. 적극성과 공격적인 품성과 생활 자세는 고도의 경쟁 사회 안에서 현대인의 최우선적인 덕목이 된지가 이미 오래이다. 살아가면서 ‘하는 것’에 익숙하고, 더욱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할 때에만 그것이 성공을 보장해준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현대인의 영혼을 짓누르고 있다. 그러한 시대에 제시하는 수동의 영성은 우리 인생의 또 다른 차원을 열어준다.
능동의 영성은 우리가 마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듯이 강조한다. 사랑도, 용서도, 기도도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수동의 영성은 모든 것이 자기에게 일어나도록 해준다. 사랑과 용서, 화해가 일어나도록 해준다. 내가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수동적으로 의탁하는 삶, 저자는 이를 제3의 인생으로 표현한다.
◎상처입은 감정의 치유
(마르틴 파도바니 지음/백승치 옮김/분도출판사/204쪽/7000원)
분노와 죄책감 넘어 치유로
20여년간의 사목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냉담신자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제 문제들, 곧 분노, 용서, 죄책감, 우울증, 자기비판 등과 같은 부정적인 체험에서 출발해 자아에 대한 사랑과 인정을 깨닫고 변화해나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준다.
특히 저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인간의 몸과 마음에만 관심을 두고 끊임없이 근본적인 삶의 질문들을 던지는 영혼의 굶주림을 외면해온 심리학, 그리고 심리학이 영적 요소를 고찰해야 하듯 인간적 요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신학을 모두 거론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심리학과 신앙, 신학은 서로를 도와가면서 상처입은 영혼들의 내면 세계를 치유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한 인간으로서 우리들 각자는 어떤 식으로든 삶을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저자는 정서상의 문제를 가중시키는 것은 우리가 자신의 감정에 대한 오해와 두려움으로 괴로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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