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성당은 삶의 이치 담고 있죠”
시대별 도상의 변화 한눈에
중세미술과 신앙 이해 도와
고대 로마와 그리스의 멸망 이후, 서구 사회 모든 가치와 생활의 척도가 된 것은 그리스도교이다. 특히 삶과 신앙이 일치를 이룬 ‘중세시대’가 남긴 ‘미술’은 현대 서구 세계를 이해하는데도 절대적인 가치를 가진다.
임영방(베드로.77.서울 세검정본당) 교수는 최근 중세미술과 그 안에 담긴 신앙, 시대 정신, 신학, 철학을 비롯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배경의 관계를 면밀히 밝힌 역작 〈중세미술과 도상〉(서울대출판부/665쪽/3만5000원)을 선보여 서구문화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임교수는 서울대 미대와 인문대 교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등을 역임한 원로 미학자이다. 그는 “중세가 ‘암흑기’라는 오해를 풀고, 서구 세계를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임교수는 “르네상스시대 미술 등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있지만 중세미술에 대한 모든 것은 ‘성당’에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세시대 성당은 세상의 축소판과 같습니다. 성당 전면에는 성경말씀 뿐 아니라 세상을 올바로 살아가는 도리, 예절을 비롯한 각종 생활상들이 표현돼 있지요. 단지 하느님을 위한 성당이 아니라 인간의 구체적 삶 하나하나를 품고 있는 것이 바로 중세의 성당입니다.”
성당 건축은 중세미술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그 안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대중들에게 신앙적인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사용한 형상의 표현이다.
“6세기말 그레고리우스 교황은 ‘문맹자들이 책을 읽을 수 없으니 성경의 내용을 성당벽면 등에 새겨 대중들이 알 수 있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설명한 임교수는 “이후 ‘창조주’와 ‘구세주’를 비롯한 그리스도교를 대변하는 각종 도상들이 성당 벽면에 새겨지고 중세미술은 발전을 거듭해왔다”고 말했다.
따라서 임교수는 이 책에서 시대별 ‘도상’의 변화와 그 요인 등에 대해 자세히 밝히고 있다. 그리스도교 초기 카타콤바에 은신한 신자들이 그린 십자가와 기도 형상에서부터 그리스도교의 성장에 따라 변화하는 도상의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임교수는 옛 그리스어와 라틴어, 각 지방어 등도 최대한 알기쉽게 해석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내용의 바탕이 된 자료와 지식도 40여년 전 프랑스 유학시절부터 현장답사 등을 통해 수집해온 것들이다. 무엇보다 임교수가 쌓아온 철학, 신학, 성서학, 역사학, 미학 등 각종 전문분야를 총망라해 그리스도교의 역사와 교리정립 과정 등을 해설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미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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