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건축과 조형역사 한눈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을까? 인류 역사는 늘 새로운 것에 대한 뜨거운 열망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실제로 인류가 과연 과거에는 없었던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가?
줄리오 페라리(Giulio Ferrari)라는 19세기 이탈리아의 명장. 20여년 동안 로마 산업미술 박물관(Museo artistico Industriale di Roma) 관장을 지낸 그는 “미술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물음에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바로 그가 1925년에 펴낸 책 ‘형태와 색채의 양식’(Gli Stili nella forma e nel colore)은 인류가 남긴 가장 아름다운 결실들, 곧 세계 예술의 형태와 색채를 복원하고자 하는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최근 출판사 타라안티쿠스가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문양과 색채의 근원이 될 만한 이 방대하고 아름다운 도판들을 최근 국내에서 그야말로 복원해냈다. 310×425(mm)대형 크기로, 흑백 14쪽, 컬러 176쪽의 낱장에 모두 1300여 점의 도판을 담았다.
우리말로 옮긴 이는 고종희씨. 1993년 이탈리아 피사대학 미술사학과에서 공부하고 현재 한양여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문화일보에서 ‘이탈리아 예술 산책’을 연재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북부 산업도시 토리노에서 줄리오 페라리의 지휘 아래 발간된 이 책의 취지는 “건축가, 화가, 기술자 및 산업 현장의 장인들에게 현존하는 최고의 출판 기술을 동원해 각 나라 예술의 형태와 색의 아름다움을 모아 제공하는 것”이었다.
특히 사진이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일일이 손으로 그리고 색을 입히는 수작업을 통해 오히려 어떤 칼라 사진보다 더 정교할 뿐만 아니라, 하나 하나의 작품마다 생명력이 넘친다.
우선 이 책에 관심을 가질 만한 이들은 디자이너들이겠다. 미술사 연구자들은 물론 건축, 실내 디자인, 의상 디자인, 일러스트 그리고 디자인 전반에 걸친 방대한 문양과 형상을 제공하기에 각 분야의 디자인 전문가들의 눈길을 끌만하다.
하지만 교회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부분이 절반 이상이다. 4권 중 2권과 3권은 특히 초기 그리스도교 미술들과 이탈리아의 로마네스크 미술, 고딕 미술들을 총망라하고 있어 교회 건축과 조형의 역사를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우선 그 편집이 독특하다. 원서의 판형을 그대로 살리고 각권 겉 표지를 끈으로 묶어 속지가 빠지지 않도록 해서 총 4권을 하나의 박스 세트로 펴냈다. 고급스러운 표지와 정장으로 500질 한정본만 출간됐다.
도판은 총 4권으로 1권은 고대부터 신고전주의 시대까지 서양미술을 비롯해 아시아까지 전세계 미술을 정리했다. 2권은 초기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아랍 미술을 44매의 도판으로 소개하고, 3권은 11세기부터 12세기까지 이탈리아 로마네스크 미술과 고딕미술, 특히 이탈리아의 로마네스크 성당들을 총망라했다. 그리고 4권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을 소개한다. 각권 모두 44개에서 50개의 도판으로 구성됐다. 도판과 함께 4권의 텍스트 자료집이 함께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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