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보수·배타적이라는 생각은 이제 그만
“신앙과 진리의 수호자입니다”
지난해 새로 교황으로 선출된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
베네딕토 16세라는 이름으로 제265대 교황으로 전세계 10억이 넘는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요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사람들 앞에 나선 새 교황에 대해서는 크게 엇갈린 평가들이 있었다.
다원주의와 상대주의로 혼미해진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교의와 신앙을 수호함으로써 종종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로 평가됐던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은 이제 교황 베네딕토 16세로서 진리에 대한 강력한 수호자로 교황직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발행된 ‘교황 베네딕토 16세 평전’(존 알렌 지음/왕수민 옮김/한언출판사)은 무려 534쪽에 달하는 두툼한 분량에 뛰어난 지적 능력과 도덕적 강인함을 지닌 새 교황의 면모를 명확하게 그리고 있다.
비록 지난해 교황으로 선출됐지만 라칭거 추기경은 그 훨씬 이전부터 보편교회 안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해온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신앙교리성 장관 시절 라칭거 추기경은 그가 항상 스스로 강조하듯이 세속주의와 도덕적 상대주의를 가톨릭 교회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으로 여겼고, 교황이 되고 나서도 이는 여전히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의 세계에 만연한 세속주의와의 싸움은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라칭거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약 1년 조금 안되는 기간 동안 보여준 새로운 모습들은 이 새 교황을 그저 경직되고,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인물로서만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오해와 편견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완고한 자세가 참으로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를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만들어준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앞 부분은 히틀러 그늘에서 보낸 성장기와 진보주의자로 활동했던 시기, 당시 피력했던 갖가지 논점들, 신학자로서의 삶과 이후 추기경이 됐을 때의 변화 등 유년기에서부터 추기경이 됐을 때까지의 삶을 담았다.
두 번째 부분은 여성 사제 서품, 동성애, 종교적 다원주의, 공의회 등 지금까지도 가톨릭 교회 안에서 논쟁의 씨앗을 품고 있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교황의 태도와 성향을 정리했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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