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대한 지독한 ‘사랑앓이’ 스물네 해
송해붕 선생의 ‘삶과 영성’ 담아
김포지역 ‘복음의 사도’로서 선교에 혼신
한국전쟁 때 공산당으로 몰려 죽음 이르러
“…잘 지내지만 사실 병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모든 성인성녀와 같은 생활을 할까? 어떻게 하면 성인신부가 될까…”
한국이 일제강점에서 벗어나기 한해 전인 1944년, 어렵사리 신학교에 편입한 청년 송해붕(요한 세례자.1926~1950)이 친누나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어린시절부터 하느님에 대한 지독한 사랑앓이를 해온 이 청년은 스스로 ‘천주성심을 사랑하는 병’, ‘일상의 모든 것을 성심께 바치는 병’을 앓고 있지만 그 때문에 ‘평화와 만복’ 중에 있다고 반복한다. 이러한 신앙적 열정은 그를 김포지역 복음의 사도이자 증거자로,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국민교육자로 남게 했다.
특히 송선생은 “몽매한 민족을 깨우치고, 하느님의 존재를 알려서… 내 나라 삼천리 강토에 하느님 나라가 건설되도록 선교에 앞장서리라” 다짐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교리를 가르치는데 힘써왔다. 그러나 지역 복음화의 열정을 불사르던 송선생은 6.25가 발발하자 그의 선교활동을 방해해온 마을주민들에 의해 공산당으로 몰려 스물넷 젊디젊은 나이에 순교자적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최근 미래사목연구소가 발간한 송해붕 선생의 전기 〈스물넷, 못다 사른 불꽃〉(185쪽/비매품/에우안겔리온)에는 ‘청년 사도’로서 혼신을 바친 송선생의 삶과 영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순교사료집으로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확한 사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엮어진 이 책은 미래사목연구소 소장 차동엽 신부의 노력으로 체계화됐다. 차신부는 송선생 활동의 근거지였던 고촌본당(당시 공소)의 초대주임을 거쳐 누산리에 위치한 사목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송선생과의 인연을 절감하고 사료를 적극 수집, 자료집 발간을 지원했다.
송선생이 남긴 일화 등은 소설가 안영(실비아)씨의 간결한 필체로 가감없이 엮여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특히 송선생의 친동생인 송해숙(아녜스)씨가 보관해온 송선생의 유고와 사진 등도 실어 ‘청년사도’의 영성을 더욱 생동감있게 느낄 수 있다.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회 총무 류한영 신부는 추천사를 통해 “송선생의 삶과 죽음은 인천지역과 아시아복음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이 전기 자료집의 출간으로 송해붕 선생에 대한 현양작업은 공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히고 “특히 이번 전기 발간이 각 교구에서 6.25 순교자에 대한 자료집 간행과 시복시성 추진의 도화선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의 031-997-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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