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기도,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기도에 대한 명확한 해설로
한단계 높은 신앙성숙 도와
수원가톨릭대학교 영성신학 교수 방효익 신부(수원교구 송전본당 주임)가 십자가의 성 요한(1542~1591)의 대표적 저서인 ‘어둔 밤’과 ‘가르멜의 산길’을 새롭게 번역했다.
사제수품 25주년에 맞춰 발간한 이 역서들은 ‘기도개념이 모호해진 오늘날 묵상기도와 관상기도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내려주는 책’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묵상에서 관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체험되는 현상들에 집착하는 이들과 이런 문제 때문에 겪고 있는 영성적 아픔들이 있음을 공감하는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죠.”
방신부는 이 역서들이 “신앙생활에서 비본질적인 것에 집착하기 때문에 쉽게 신앙생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그리고 ‘영적 지도자’라고 불리는 이들에게도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최민순 신부(1912~1975)의 번역에 이어 30여년만에 새롭게 번역된 이 책들은 신자들이 기도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을 통해 한 단계 높은 신앙성숙을 이루는데 한 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가능하면 직역을 하려 했습니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각주를 충분히 달아 놓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했습니다. 생애와 업적, 역사와 구조 등이 담긴 작품해설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회 신비가이며 가르멜 수도원 개혁가로 지칭되는 십자가의 성 요한은 이 두 책에서 관상의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확신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징표를 각각 세 가지로 설명한다.
‘가르멜의 산길’에서는 △상상을 통해서 더 이상 묵상할 수 없게 될 때 △상상을 하거나 안팎으로 특별한 것일지라도 그것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게 될 때 △하느님께 사랑을 가지고 집중하려는 마음뿐일 때가 바로 관상기도로 넘어갈 때라고 한다.
‘어둔 밤‘에서는 △상상의 감각 안에서는 추리나 묵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졌을 때 △하느님께 관한 일들이나 생각들에 아무런 위로를 받을 수 없고, 맛도 느끼지 못할 때 △정화의 과정에서 따라오는 시련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을 섬기지 않으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름이 생길 때라고 한다.
방신부는 십자가의 성 요한이 지닌 영성을 알게되면 “자기가 원하는 때에,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기가 원하는 만큼, 자기가 원하는 사람에게 은총과 사랑을 달라는 기도에서 ‘자기’라는 말이 모두 ‘하느님’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부터 92년까지 스페인에서 유학한 방신부는 지난해 안식년을 지내며 스페인 살라망카로 가 낮에는 ‘사제평생교육코스’에 참가하고, 오후에 번역작업을 하는 바쁜 일정을 보내고 돌아왔다. 신학생 때부터 “십자가의 성 요한에 심취했다”는 방신부는 내년 말쯤 ‘사랑의 산 불꽃’과 ‘영혼의 노래’ 번역서를 출간할 예정이며, 이에앞서 내년초에는 ‘관상기도와 사적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복음화 삼백년을 향하면서 한국교회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영적 여정이 어떻게 성숙되고 있는지 진지하게 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들은 어두운 밤을 지나서 빛이신 하느님을 뵐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구입문의 02-762-1194~5. 가르멜의 산길 1만8000원, 어둔밤 1만2000원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