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공의회의 역사적 위상 정립”
최석우 몬시뇰이 번역한 후베르트 예딘의 「세계공의회사」가 분도출판사가 계획·추진하고 있는 「신학텍스트총서」의 역사신학 분야의 셋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예딘 교수는 고문서실에서 오래 일하였고 여러 대학에서 교회사의 교수로 연구에 일생을 바쳤으며, 특히 「트리엔트 공의회사」의 최고 권위자이다. 「세계공의회사」의 개설서인 이 책의 초판은 1959년에 나왔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1959년 초에 교황 요한 23세께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예고한 직후였기 때문에 크나큰 주목을 받았다. 사실 이 책은 공의회의 준비기간(1959~62년)과 개최기간(1962~65년) 동안 공의회에 참석한 이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였다. 초판에는 제1차 바티칸공의회까지만 서술되어 있었다.
저자는 1977년까지 8차례의 개정.증보판을 냈는데, 1966년 제7판을 내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삽입했다. 원저의 표제는 「공의회소사(小史)」이며, 번역본으로 220여 쪽인데, 그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할애되어 있다. 다시 말해, 저자는 앞의 20개 공의회에 대해서는 핵심적인 점을 간략하게 서술한 반면, 오늘의 우리 교회가 그 가르침과 영향 안에 살고 있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비교적 상세하게 서술한 것이다. 제8판의 개정판에서 예딘은 이 책의 의미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은 18년 전 교황 요한 23세가 새 공의회를 예고한 직후, 전통적으로 「보편적」이라 일컫는 이전 공의회들의 역사적 위상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씌어졌다. 그때부터 공의회사 연구는 예상외의 진척을 보였다. 많은 역사적?신학적 문제들이 제기되었는데, 그 일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진행과 결과에 따라 대두된 것이다. 이 「세계공의회사」가 그 문제들을 다 해결하려 들지는 않는다. 기본적인 사실들을 개관함으로써 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이 책은 이미 7개국어로 번역되었고, 여덟 번째로 우리말로 번역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 책의 비중을 입증해 준다.
「세계공의회」는 그리스도교 신앙과 교회 규율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의결하는 가장 권위 있는 교회회의이다. 공의회는 사도행전 15장에 나오는 예루살렘 사도회의를 그 모범으로 하고 있다. 이 사도회의의 모범에 따라 초대교회부터 교회를 해치는 이단이 생기거나 교회규율에 관한 중요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해결하고 결정하기 위해 지역회의 또는 관구회의를 개최하였다. 그 문제가 전체교회에 관련된 것일 때에는 로마의 주교인 교황을 포함한 모든 주교들이 모여 토의하고 결정하였다. 이를 「세계공의회」라고 부르며,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까지 21차례의 공의회만 인정하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최석우 몬시뇰은 한국교회에서 교회사 분야의 최고 권위자이고, 예딘 교수의 제자였기 때문에 이 책의 번역자로 가장 적임자이다. 83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번역한 데 대해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세계공의회사」에 대해 좀더 연구하려는 이는 최몬시뇰이 이미 번역한 아우구스트 프란츤의 「세계교회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이형우 아빠스·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도원장)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