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노래한 시 110여편
부산 가톨릭문인협회 부회장 정순남(마리아막달레나)씨가 네 번째 시집 「가을걷이」를 펴냈다. 「사랑의 단상」 「산하에 두고 온 마음」 「하늘 보이는 집」 등 7개의 소주제로 나눠 쓴 이 책에는 시인의 잔잔한 서정을 느낄 수 있는 110여편의 시가 실려 있다.
맑은 감성의 세계를 노래한 「가을걷이」는 인간의 가슴속 깊은 곳을 후벼내는 고뇌와 슬픔으로 우리를 흔들어 놓는다. 또한 시속에 드러난 그의 절절한 기도는 신앙인으로서 그리스도의 상처와 영광 안에 깊이 안주하고 싶은 비원(悲願)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오 주여 이 몸 부르신 날 / 적막한 곳/ 시작하신 일 그치지 마소서 / 하늘 땅 모두 님의 것 / 흔들어 드리오리 / 튼튼한 바위 새임금의 자리 / 뉘 앗아가지 못하리라(「봉헌의 기도」 중).
그의 시를 읽다 보면 『매일 죽고 있느냐』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시인의 삶이 그대로 묻어난다. 최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을 애도하며 적은 「하늘 돌아가소서(교황님의 길에)」에서는 죽음에 대한 슬픔보다는 『땅의 짐 놓으시고 하늘 가는 밝은 길 오르시라』는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그의 시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그의 시는 현란한 기교가 아니라, 삶의 깊이에서 터져 나오는 풍부한 시어들로 다가가기에 읽는 이에게 시인의 내심에 흐르는 깊은 감정과 신앙에 빠져들게 한다.
경남 통영 출생으로 한글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정순남 시인은 부산 문학회 이사 및 여성문학회원, 사하 문학회원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혁문당/248쪽/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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