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아직 나눌 곳이 많습니다”
미국으로 귀국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좋은 것을 나누며 훨씬 더 많은 것을 받을 수 있어 축복이었습니다』
선교사로 1964년 11월 한국에 와 40년 가까이 한국인과 고락을 나눠온 미국 메리놀수녀회 노은혜(Patricia Norton.78) 수녀가 미국으로 영구 귀국한다.
5월 26일 출국에 앞서 한국에서 맺은 수많은 인연을 되돌아보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노수녀는 모성애가 남다른 한국 여성들을 떠올리며 그들에게서 한국 교회와 사회의 미래를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대다수가 숨죽이던 70년대, 공장에서 산업현장에서 일어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외치던 연약한 여성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오늘날 한국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66년 부산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의 전신인 메리놀 간호전문학교 학장으로 부임해 12년간 근무하다 78년에는 경북 울진군 공소에서 일하며 신자 보건의료인들과 손잡고 「보건협동회」 창설의 산파역을 하는 등 의료사업 활성화에 투신해온 노수녀는 85년부터는 노동자를 위해 살고 싶어 했던 오랜 염원에 노동사목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이듬해 노동자가 많은 구로공단 옆인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에 노동자센터인 「만남의 집」을 설립하는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다녔다.
그 사이 한국보다 더 열악한 중국행을 택해 98년부터 2004년까지 중국인들을 가르치는 등 쉼 없는 활동을 해온 노수녀는 2004년 다시 한국으로 온 후 지금까지 행려환자들을 위한 무료 진료기관인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에서 물리치료사로 봉사하며 미리암 이주여성노동자 상담소에서도 일하는 등 한국에서의 마지막 열정을 불살라왔다.
『어느 정도의 물질은 필요하지만 나누지 않으면 그것은 하느님의 축복이 아니라 화가 됩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나눌 게 많습니다』
「우리」 가운데서 「한국인」으로 살다 우리보다 더 우리를 사랑하게 된 노수녀. 그는 나눌 때 한국인이 지닌 장점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사랑이 담긴 조언을 남기고 있었다. 한편 노수녀는 이 땅의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해온 공로로 5월 13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김운회 주교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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