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속에 끊이지 않는 ‘추모의 정’
문집도 출간
구상(세례자 요한.1919~2004) 시인의 선종 1주기를 맞아 시인의 삶과 문학을 추모하는 행사가 5월 12일 경북 칠곡군 구상문학관에서 열렸다.
칠곡군과 그리스토폴 강 모임, 낙동문학회가 마련한 이날 행사는 국내외 문인과 유족, 지역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헌화 및 분향, 추모문집 헌정식, 시 암송대회 등으로 진행됐다. 또 참석자들은 고인의 육성이 담긴 문학강연을 들으며 생전의 모습을 떠올렸으며, 시인의 유품이 보관된 문학관과 옛집 관수재를 둘러보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밖에도 죽순문학회 윤장근 회장의 구상문학강좌에 이어 일본 원로 문인 나카하라 미치오, 미나미 구니카즈 등이 구상 시인에 대한 회고담을 전하기도 했다.
딸 구자명(임마꿀라따)씨는 『오늘 이 자리는 추모행사라기 보다는 아버지와 함께 나들이 온 기분』이라며 『어느덧 1년이 지났지만 마음속에 늘 생생하게 살아있는 아버지의 문학을 이어받아 적극적인 활동을 해 온 모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선종 1주기를 맞아 추모문집 「홀로와 더불어」(나무와 숲/544쪽/2만원)도 출간됐다.
문집에는 전숙희 한국현대문학관 이사장, 극작가 한운사씨, 시인 홍윤숙.김남조.성찬경씨, 이수성 전 국무총리 등 사회 각계의 원로들과 생전에 가깝게 지냈던 지인, 제자, 유족들이 쓴 진솔한 글 105편이 실려있다.
생생한 추모의 글이 담겨있는 「홀로와 더불어」에는 구상 개인의 삶뿐 아니라 우리 현대사의 한 자락을 엿볼 수 있는 일화들이 가득 담겨 있다.
원산에 살았던 1930~40년대부터 1950년대 피난지 대구와 시적 고향인 왜관 시절, 1960년대 이후 서울 시절과 1970년대 하와이 대학 초빙교수 시절, 이후 작고하기까지 그의 삶에 얽힌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구상 시인이 생전에 동생이나 조카처럼 대해줬다는 김시철 시인은 부인을 잃은 뒤 좋은 배필을 소개하려 애썼던 고인을 회상한다. 또 문학평론가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1974년 박정희 정권에 반대하는 문인들에게 당국이 「문인 간첩단」이란 사건에 연루시켜 재판정에 세웠을 때 구상 시인이 증인으로 전격 출두해 무죄를 증언한 일을 글로 남겼다.
천재화가 이중섭의 후견인 역할을 한 것이라든지, 「걸레스님」 중광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돌팔매질 당할 때 옆에서 힘이 됐던 사연, 박삼중 스님과 사형수 돕기에 나섰던 일, 선종하기 직전 장애우 문학지 「솟대문학」에 2억원을 기증한 일 등 참다운 자유인이자 성자와 같은 삶을 살았던 구상 시인의 따뜻하고도 올곧은 삶이 다양한 글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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