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사 속의 교회 역할·모습 담아
조선후기부터 현대교회까지
시대별 12가지 소주제 다뤄
민족과 역사 안에서 지닌 한국천주교의 소명은? 민족사 안에서 차지하는 천주교의 위상은?
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노길명 교수(고려대 사회학과)가 이러한 의문을 시원하게 풀어 줄 책 「민족사와 천주교회」(한국교회사연구소/교회와 역사 총서 제3집/372쪽)을 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민족, 국가 그리고 천주교회」 「천주교회의 사회적 역할」 「신앙과 복음화」 등의 대주제와 「조선 후기 민중의 동요와 천주교 신앙운동」 「개화기의 교회와 국가」 「1950년대 한국 사회변동과 명동성당」 「종교문화의 새로운 흐름과 천주교 신앙」 등의 12가지의 소주제로 꾸며져 있다.
1990년대 이후 발표된 저자의 논문들 중 일부를 발췌해 정리한 이 책에서 우리는 한국천주교회사는 그 자체가 한국의 「사회사」이고 「민족사」임을 알 수 있다.
『교회가 한국의 사회변동과정에서 드러냈던 활동들을 정리.분석하고 평가하는 작업은 선교활동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노교수는 『물론 민족사 안에서 드러냈던 한국교회의 모습은 언제나 긍정적 평가만을 받을 수는 없지만, 그간 쌓아온 역사적 체험은 효율적인 사목의 방법과 토착신학의 형성을 위해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시말해 민족사의 전개 과정에서 나타냈던 교회의 모습이 정확히 밝혀지고 제대로 평가될 때, 한국교회가 겪어온 여러 체험들은 복음화를 향한 노정에 중요한 토대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천주교회가 걸어온 길을 잠시 살펴 보자. 사실 한국천주교회가 사회변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광복 이후부터였다. 이전엔 정치권력의 박해로 인해 「지하교회」, 또는 「은둔종교」로서의 모습을 보여오다 광복을 계기로 민족사에 적극 동참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정부 수립과 유엔의 승인과정에서 나타낸 적극적 지지활동, 이승만 정권에 대한 반독재 투쟁, 급속한 산업화와 권위주의적 통제체제 속에서 전개한 인권운동, 정의구현운동, 사회복지활동 등 무척이나 다양하다. 교회는 한국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마다 그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었다.
『교회 창립기나 박해기에 관한 연구는 비록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화기 이후의 교회사 연구는 대단히 빈약한 상태에 있습니다』
노교수는 『교회가 현대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과거사 청산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현대교회사에 관해서도 보다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는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고 기능하며 변동한다. 어떠한 종교도 사회와의 관계를 떠나서는 존재 의미를 갖지 못하며, 또한 존속할 수도 없다. 그래서 「민족사와 천주교회」라는 주제는 앞으로도 계속 다뤄져야 할 영역이라는 것이 노교수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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