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지금 ‘독서삼매경’
개인 참가자만 1325명, 연령층 다양
홍콩 필리핀 등 해외 교포들도 참가
독후감 나눔회 등 후속 모임도 활발
「33권 다 읽을 수 있을까」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며 선뜻 참가신청을 했던 많은 신자들의 마음속에 한번쯤은 떠올랐을 물음이다. 독서 문화가 제대로 서지 못한 교회 안에서 시작된 가톨릭독서운동 「신심서적 33권 읽기」는 시도 자체가 모험이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 「신심서적 33권 읽기」는 한국교회 안에 「책 읽기」라는 새롭고 의미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가톨릭독서운동 「신심서적 33권 읽기」의 지난 3개월간의 진행현황을 중간결산하고, 신심서적의 맛에 푹 빠진 공동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교회가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3개월간의 독서운동을 한마디로 종합한다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3월 28일 현재 독서운동을 함께 하는 개인 참가자는 총 1325명. 4월 선정도서가 이미 발표된 현재까지도 참가자들은 계속 늘어가고 있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도 『활자가 큰 책을 선정해 주면 좋겠다』며 매달 본지에 전화를 하는 여든의 할아버지부터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층까지 다양하다.
마음이 맞는 교우들과 함께 책을 읽고 싶다며 독서운동에 동참한 단체도 30여 곳에 이른다.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하는 쁘레시디움, 본당 내 청년단체와 친목단체, 교회 기관 자원봉사자 등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2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들도 3개월간 독서운동과 함께 했다.
참가본당도 꾸준히 늘어 현재 서울, 대구, 광주, 부산, 수원 등 전국 각 교구 15개 본당이 독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독서운동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이와 유사한 신심서적 읽기를 본당 자체적으로 시작한 본당을 포함하면 30여 곳이 넘는다. 아울러 필리핀 성 김대건 한인본당과 홍콩 한인본당도 독서운동에 참가하고 있다.
『4월 책이 벌써 나왔네.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하나』
『자매님 세 권 다 사가지고 가셔서 교우들이랑 돌려보세요. 다 좋은 책인데』
예수 부활대축일이던 3월 27일 서울 광장동본당. 성물방에 차곡차곡 쌓인 신심서적을 보며 나누는 대화는 이제 본당에서 일상이다.
독서운동을 주관하는 본당 성심회가 추산하는 참가인원은 대략 350여명. 올해 사목방침을 「영성 심화의 해」로 정한 본당은 이를 위한 실천방법으로 신심서적 33권 읽기를 택했다.
「어떻게 책을 그렇게 많이 읽을 수 있냐」며 두려움반 걱정 반이었던 신자들. 하지만 이제는 매달 새로 나오는 책을 받아 교우들끼리 돌려 읽는 것이 신앙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 성심회 관계자의 말이다.
20여명의 신자들로 독서운동을 시작한 광주 월곡동본당은 참가인원이 차츰 늘어 현재 45명이 독서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본당 교육분과에서는 매월 「이달의 서적」이라는 안내문을 게시해 신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본당은 분기에 한 번씩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독후감 나눔 모임」을 갖기로 했다.
본당 신자 김성용(마르티노)씨는 『퇴근하고 나면 전에는 책보다는 TV에 빠져 살곤 했는데, 신심서적 읽기 운동에 참여하면서부터 책 읽는 시간이 기다려지는 등 변화된 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이 운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교구 울산 방어진본당은 처음에는 25명으로 시작해 점점 참여자 수가 늘어 현재는 60명을 넘어서고 있다. 본당은 자체적으로 독후감을 공모해 시상할 계획도 갖고 있으며, 만남의 장에 신심서적을 비치해 신자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도록 했다.
300여명의 신자들이 참여하는 광주 문흥동본당 성당 로비에는 「신심서적 읽기운동을 펼쳐보자」는 대형현수막이 걸렸다. 본당은 가족 독서카드도 자체 제작해 책을 구입하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독서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수원교구 수지본당은 한 달에 한번 독서운동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교육분과 주관으로 독서토론모임을 갖고 있다. 독서에 관심을 가진 사목회 임원들과 신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3월부터 독서운동을 시작한 서울 난곡본당은 한 달에 한 번씩 참가자들이 모여 책을 읽은 소감을 나누는 「독후감 이야기 나눔」을 가질 예정이다.
신심서적은 새 영세자들의 선물로도 안성맞춤이다. 100여명의 신자들이 독서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 잠실5동본당은 지난 3월 19일 세례식 때 3월 선정도서의 대부분이 판매됐다. 내용이 쉽고 알찬데다가 신앙과 관련된 서적들이어서 대부모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다는 것이 본당 성물방 관계자의 말이다.
독서운동 소식을 접한 필리핀 성 김대건 한인본당은 4월 첫 주부터 독서운동을 시작한다. 본당은 매월 독서운동 참가인원을 구역별로 공고해 참가를 독려하고, 연말에는 우수 독서자 및 단체 포상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매달 34권씩의 책을 받아보고 있는 홍콩 한인본당에서도 독서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거리가 멀어 책이 제때 도착되지 못하고 값비싼 배송료도 직접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해외교포 신자들의 독서운동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책 읽기에 목말랐던 신자들에게 가톨릭독서운동 「신심서적 33권 읽기」는 갈증을 시원히 해소하는 청량제가 되고 있다. 독서운동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교회 내 본당과 단체, 그리고 본지 독자들을 중심으로 한 많은 신자들의 각별한 관심과 애정 때문이다.
독서운동은 올해 33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교회의 모든 신자들이 책 한권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고 영적으로 튼실한 신앙을 갖춰 나갈 때까지 독서운동은 계속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운동의 중심에는 책을 읽는 신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 본당서도 독서열기 ‘후끈’
독후감 시상·도서기증·돌려읽기 등
「신심서적 33권 읽기 운동」에 직접적으로 동참하지는 않지만 본당 자체적으로 독서운동을 전개하는 본당들이 속속 늘고 있다.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책 읽기 열기는 2005년을 한국교회 독서운동의 원년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뜨겁다.
서울 대치동본당은 3월 6일부터 「전 신자 신심서적 읽기 운동」에 돌입했다. 본당은 교육분과에서 선정한 도서 20권을 공지하고, 자체 제작한 독서카드를 배포했다. 청소년·청년들을 포함, 본당 전 신자가 참여하는 이 운동은 8월 10일까지 계속된다.
본당 내에 신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실 「명례방」을 운영할 정도로 책 읽기에 관심을 두고 있는 서울 일원동본당은 신심서적 50권을 자체 선정해 공지하고 도서기증과 돌려 읽기 운동을 시작했다.
수원교구 분당 성 마태오본당은 신자들의 영적성장을 돕는다는 취지로 매월 한 권의 책을 교육 분과에서 선정해 신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교육분과는 또 매월 독후감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하고 원고를 주보에 게재하고 있다.
서울 구의동본당, 서울 성산2동본당, 수원교구 광북본당은 가톨릭신문에 소개되는 선정도서를 주보에 공지하고 보다 많은 신자들이 책 읽기에 동참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미 본지에 소개된 서울 화곡본동본당과 서울 개봉동본당의 신심서적 읽기 운동도 본당 신자들의 관심 속에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도 서울 구파발본당은 영적독서모임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서울 문정2동본당, 암사동본당은 주보를 통해 매월 추천도서를 공지하고 있다. 서울 성산동본당도 최근 신심서적 읽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독서도우미」를 모집하고 있다.
■“독서운동은 계속됩니다”
www.catholictimes.org/book33
전화신청도 가능
「책 읽기, 나도 한번 해보자」
독서운동의 문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신심서적 33권 읽기」 홈페이지(www.catholictimes. org/book33)에 접속, 회원가입을 하면 독서운동에 자동으로 참가하게 된다.
홈페이지는 모든 참가자들이 참가신청에서부터, 도서구매 신청, 도서추천, 책 소식, 독후감 나눔 등 독서운동의 진행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하도록 구성됐다.
홈페이지에는 또 「내 독서카드」가 마련돼 있어 선정도서를 모두 읽은 참가자들이 다 읽은 날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은 전화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본지는 참가자들에게 독서운동 취지와 방법을 담은 안내장과 일년치 독서카드를 우편으로 발송하고 있다.
※문의=(053)255-2485, (02)778-7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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