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옛 예술가들이야말로 지상의 삶을 미술의 거울에 비추어보았던 순례자들이 아닐까?』
비록 신앙에 몸담지는 않았지만, 민감하게 「성화」가 보내는 미소를 알아채고 있는 미술사학자 노성두씨가 34번에 걸쳐 들여다본 종교 미술 작품과 그 이야기들로 꾸며진 책이 「성화의 미소」(아트북스)다.
「노성두의 성미술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가톨릭신문에 연재됐던 그림과 글들을 바탕으로 엮었다.
성화는 성서의 서사(敍事)를 시각언어로 상징화한 것이다. 따라서 그 깊은 맛을 속속들이 음미하기 위해서는 그저 보기만 해서는 안되고 「읽어야」 한다. 이때 신앙과 성서 및 그림에 관한 지식으로 무장한 사람이라면 그 의미의 세계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고도의 상징체인 성화는 낯선 언어와 마주한 것처럼 난감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미술사가로서 고전미술과 중세미술사에 정통한 전문가답게, 성화의 결정체들을 부드럽게 녹여서 종교와 미술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책은 성화 이론과 성서를 주제별로 묶고 있다. 먼저 세상을 지으시는 하느님을 그린 성화 해석으로 시작해, 샤르트르의 장미창, 중세 시대의 필사화가, 모자이크 미술, 종교 목판화 등 성화 이론에 대해 서술한다.
그리고 노아의 방주, 바벨탑, 모세, 롯과 두 딸 등 구약성서의 이야기에 이어 신약성서의 예수 탄생의 예고, 아기 예수의 탄생, 이집트로 피난 가는 성 가족, 막달레나, 악마를 무찌르는 미카엘 대천사, 그리고 최후의 심판까지 모두 34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본문은 중심이 되는 그림 한 점을 독해하되, 관련 도판 자료를 추가해 그림의 의미를 풍부하게 길어올린다. 성화라고 해서 성서에만 의지해 성서와 성화를 일대일 대응으로 읽지 않고 미술사와 인문학 전반의 지식을 동원해 그 의미의 최대치를 복원하려고 애썼다.
이러한 점은 국내 도서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도판들이 적지 않다는 점과 함께 그리스도인들 뿐만 아니라 비종교인들에게도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오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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