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 견인차 역할
신심서적 읽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면서 많은 기대와 성원을 보냅니다. 종종 가톨릭 신심서적이 신자들에게 외면당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은데, 가톨릭신문사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고 앞으로도 이 운동이 지속돼 많은 신자들이 교회 서적을 자주 접하고 성숙한 신앙생활을 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요즘 책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지만 책은 생각하고 비판하고 상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으며 영상시대에도 여전히 책을 옹호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신자들은 신심서적을 거의 읽지 않습니다. 한 달에 한 권이상 책을 읽는 신자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어떤 교회서적이 출판되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거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교회서적에서 신앙에 도움이 되는 좋은 내용들을 많이 발견합니다. 본당 차원에서 신심서적 읽기를 시도해봤습니다. 우선 매주 목요일 평일미사 때 교회서적으로 강론을 했습니다. 책을 선정해 홍보하고 매주 일정한 분량을 읽도록 진도표를 나눠줍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 강론 때 읽은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또 한 가지는 「독서동호회」 구성입니다. 여러 기회를 통해 필요성을 주지시키고, 분위기가 무르익어 약 10여명의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책사모」(책을 사랑하는 모임)라는 공식 단체를 구성했습니다. 의견을 나눠 교회 서적을 선정하고 읽은 후 묵상, 시낭독, 연극, 그림 등 다양한 형태로 느낌을 발표합니다. 주 1회 모임을 갖는 책사모는 지금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돼야
가톨릭신문사의 독서운동이 효과적으로 진행되도록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우선, 사목자들이 교회서적을 읽고 신자들에게 소개해주도록 사목자들과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사목자 개개인에게 교회서적에 대한 인지를 높이는 방법을 고려하고, 본당에서 독서운동을 실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합니다.
신자들이 신심서적을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신자들에게 책읽기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지나친 부담은 오히려 책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프로그램은 계층, 지역, 취향 등에 따라 다양화돼야 합니다. 연령층에 따라 동호회가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강남과 강북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프로그램도 있어야 합니다. 책 선정도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신자 대상, 소그룹 프로그램이 따로 있어야 합니다.
책읽기는 개인 차원에 해당될 수도 있지만 프로그램에 따라 실천되는 경우, 책을 읽고 느낌을 발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읽은 것을 전례와 접목시키는 작업도 병행하면 좋을 것입니다. 즉 좋은 내용을 영상화시켜 영성체 후 묵상용으로 보여주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홍보도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신문사와 몇 개 본당의 연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방송과도 연계하고, 정기적으로 지구별, 지역별로 이벤트를 개최하여 운동을 파급시켜야 합니다. 이벤트에는 저명 인사와 신자들, 사목자와 수도자, 그리고 저자들이 함께 해야 합니다. 또 인터넷, 휴대폰과 같은 뉴 미디어의 활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목자 관심이 우선
마지막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교회 내에서 영향력 있는 사목자들이 신심서적 읽기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본당 주임신부가 신자들에게 공지사항 시간에 교회서적을 소개했을 때 그 파급 효과는 대단합니다. 100권, 200권이 순식간에 구매되는 것을 필자가 직접 체험했습니다.
먹기 좋고 맛있는 음식에 손이 더 가듯 신심서적 읽기 운동 역시 멋진 요리 솜씨로 많은 신자들이 이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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