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준 것 가운데 부족한 것이 있더냐?』
하느님이 주신 선물은 풍성하다. 결코 부족함이 없다. 「이것이 가톨릭이다」의 저자 차동엽 신부(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의 결론이다. 올해 1월 1일자부터 10개월 동안 가톨릭신문에 연재된 글들을 모아 엮은 이 책이 말하려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자주 교회와 신앙의 바깥을 기웃거릴 때 그는 이미 하느님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더욱이 가장 아름답고 충만한 신앙의 보화들을 주셨다고 말한다.
단행본으로 엮어지기 전부터 그렇게 큰 반향을 불러왔던 필자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목차를 훑어 보면 답이 나온다. 신자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을 시원하게, 벅벅 긁어준다. 도올에 대한 맞대응이 그렇고, 구상 시인을 통해서 본 가톨릭 지성인들의 고뇌를 살펴본 폼새가 그러하다.
세계화와 정보화에 대한 가톨리시즘의 대응을 살핀 것도 그렇고, 고령화에서 웰빙까지 꼼꼼하게 현대사회의 경향을 짚은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신문에 연재는 됐지만, 다음 단행본에 엮이길 기다리는 신(흥)영성 운동에 대한 분석이나, 부록으로 실린 「다빈치 코드」에 대한 반박에 이르면 주요 사안들을 찾아내는 순발력이 돋보인다.
저자가 보여주는 설득력과 호소력은 현실에 대한 정확하고 기민한 인식에서 나온다. 더욱이 사목적 대응 방안의 모색이, 현실 인식과 거의 동시에 이뤄진다는 것이 그 힘을 더해준다. 그래서 차신부의 저술과 강연은 힘이 있다.
본문은 모두 30개항의 글과 「다빈치 코드」를 비판한 약간의 부록으로 구성되는데, 그 안에서 근본적인 신앙 질문으로부터 가톨릭과 가톨리시즘, 현대 문화의 특성, 다원주의를 다룬다.
무엇보다도 본문 30개항 중에서 9개, 3분의 1 분량을 할애한 도올 비판은 이 책의 클라이막스이다. 범신론적 무신론을, 특유의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설파하면서 「그리스도교 죽이기」를 일삼던 도올 김용옥에 대한 비판은 개신교와 달리 그간 가톨릭에서는 그럴싸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신자들이 「통쾌함」까지 느꼈다.
현실에서 출발하지만 저자는 시종 「정통신앙」을 강조한다.
『교회사를 보면, 시대의 예언자 역할을 한 사람은 예외 없이 하느님께 뿌리깊이 천착했던 분들입니다. 이런 천착이 없으면 결코 시대에 맞는 신앙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영성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자기 정체성과 정통성을 영성적으로 인식하고 성숙되지 못했을 때 신학은 이론일 뿐이다. 그에 의하면 지금 우리 교회 안에도 정체성을 잃고 절충, 타협에 이끌리거나 다원주의에 휘둘리는 이들이 있다. 교회의 풍요로움이라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가톨릭」은 아니라고 본다.
『결국 승부는 「교육」에서 납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지만 성직자, 수도자, 신자 교육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는 것, 그것이 제 모든 활동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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