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서울에 볼일이 있어 차를 운전해갔다가 아주 유쾌한 일을 경험했다. 서울 지리를 잘 몰라 바짝 긴장하고 차를 몰았지만 그만 목적지의 방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 주위를 몇번이고 돌았지만 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중 마침 신호대기하던 옆차 운전자에게 길을 물어보니까 가만히 얘기를 듣던 그가 『타지역에서 온 것 같은데 아무리 상세하게 설명을 해도 찾기가 힘들다』며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자기 갈길 바쁠텐데 상대방을 배려해 직접 목적지까지 안내해준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일이었다.
더욱이 조금만 운전을 천천히 하거나 신호받고 천천히 움직이면 여지없이 경적을 울리는 이러한 세태에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이를 위해 길 안내한다는 것이 내심 믿기지 않았다.
그 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해 『정말 너무나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자 그 운전자는 『크게 시간 뺏기지도 않은 일인데 괜찮다』며 오히려 멋쩍어하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런데 운전 당시엔 잘 몰랐지만 그 분의 차안을 보니 십자가가 있고 차 뒷편에는 「똑바로 운동」 스티커가 부착돼 있어 나와 같은 신자라는걸 알고는 더욱 반가웠다.
이런 것이 바로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각자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남을 위한 작은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운전뿐 아니라 요즘같은 시대에 남을 위하는 작은 배려와 사랑이야말로 우리 신앙인들이 실천해야할 중요한 소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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