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규모이면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평화운동단체 「화해연대」 총무로 활동하며 노숙자와 극빈자를 돕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녔고, 반핵 시위에 참가해 8개월 동안 옥살이를 겪기도 했다. 대학교에서 후학들을 위해 신학을 가르쳤으며, 인권 센터에서 일하기도 했다.
미국의 예수회 사제 존 디어(John Dear)가 이 세상에서 해 온 일은 참으로 많다. 세계 곳곳의 급식소와 쉼터, 전쟁터와 감옥을 전전해야 했던 삶이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까지 이행해야 할 자신의 첫 번째 소명은 「전쟁과 폭력이 난무하는 이 세계에서 평화와 비폭력의 사명을 부여받아 「평화의 영(靈)」을 발산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평화를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는 말이다.
크고 작은 전쟁 이외에도 가난과 굶주림이 넘쳐나고 시시각각 우리 모두를 폭력과 죽음으로 짓누르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가슴속에서 시작되는 참된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그의 평화에세이 「살아있는 평화」(생활성서사/232쪽/8000원)가 발간됐다.
책은 디어 신부가 인생 여정에서 얻은 교훈과 성찰,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그가 지난 20여 년 동안 줄곧 반전·반핵·평화 운동을 펼쳐오면서 맛보았던 기쁨, 좌절, 투쟁, 실패들이 가슴 찡하게 그려진다.
그가 말하는 「평화의 길」이란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데 바탕을 둔 깊은 내면의 기도에서 출발한다. 이 기도는 공적·사회적 참여의 차원으로 확대되는 것이며, 결국 원수까지도 사랑하고 화해하는 일을 통해 절망의 암흑 속에서 희망의 비전(vision)을 열어 나갈 것을 제시한다.
저자는 「평화의 지평」이란 마지막 장을 통해,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 철폐, 동유럽 공산주의의 붕괴, 소비에트 연방 국가의 자주 독립, 동남 아시아와 남미 독재 정권의 전복, 아일랜드 소요 사태의 증언 등 비폭력 운동이 가져온 희망의 사례들을 조심스레 펼쳐 보인다.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용서와 화해의 복음을 실천한다면, 분명히 참 평화의 길은 올 것이라 역설한다.
『평화의 여정에 대한 믿음을 굳게 붙잡고 평화를 위한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가라. 비록 아무 보람도 못 느끼고 기운이 빠지고 절망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날들이 많다 해도, 그렇게 걸어가는 여정 자체가 곧 평화의 삶임을 거듭거듭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평화의 여정을 선택하고 믿음을 굳게 지니는 것이 전부다』(본문 중에서)
저자의 실천적 신앙과 투신이 담긴 그의 삶 그대로인 글이기에 영혼을 위로하는 힘을 갖고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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