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라 전체가 11개월간 부유층 노인과 여성 26명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범 소식으로 큰 충격에 휩싸였다.
어떻게 인간의 악함이 여기까지 이를 수 있는지 분노가 일고 허탈감마저든다. 그야말로 현 우리사회에 팽배해있는 생명경시 풍조의 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정말 이 살인범의 살해수법에 가슴이 울컥거린다.
하지만 냉정을 되찾고 이번 사건을 곰곰히 짚어보면 어쩌면 오늘날 이 사회와 현실이 그 사람을 이렇게 만든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 돈이며 재물이면 최고라는 물질만능주의와 남을 배려하기보다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적 사고가 판을 치는 이 땅에서 과연 가진 것 없고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이 무슨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
물론 이런저런 수백가지 아니 수만가지 이유를 대더라도 이번 사건을 조금이라도 정당하게 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가톨릭신앙인으로서 우리는 다시 한번 성찰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느님의 자녀인 신앙인들은 이웃과 서로 사랑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배려하고 돕는 것이 중요한 소명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러한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열심히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많은 신앙인들이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어떠한가! 너무도 부족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낙태와 이혼 등으로 인해 상처받거나 죽어가는 아이들의 얘기가 과연 신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은 것인지 반성해볼 문제다.
이 사회가 이렇다고 우리들까지 그런다면 비 신자와 다를바가 없지 않을까? 이제부터라도 솔선수범해 생명의 문화가 꽃피고 사랑이 흘러넘치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야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전 사회로 번져나갈 때 제2 제3의 살인범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 진정한 주님의 나라가 도래할 것으로 확신한다.
더이상 이 땅에 가진 것 없고 배려받지못해 사회를 향해 증오심을 표출하는 이들이 나오지 않도록 이웃들에게 각별한 사랑과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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