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작은 소망이 있었습니다. 한 사제의 평범하지만 평범할 수 없는 삶을 그려보고 싶었고, 민족의 정체성 더듬기라는 거창하지만 절실한 주제에 천착해 보고 싶었습니다. 바오로 신부님이 어느 만큼 형상화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반쯤은 소설이고, 반쯤은 바오로 신부님의 이야기입니다』
중진작가 노순자(젬마·59)씨가 장편소설 「초록빛 아침 1·2」(성바오로)를 펴냈다. 4년만에 펴낸 신작 「초록빛 아침」에 대해 저자는 『최근 삼보일배로 정의로운 세상을 바라는 이들의 마음에 진실한 울림을 주었던 문규현 신부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소설속 주인공 윤규연은 문규현 신부(전주교구 부안본당 주임), 주인공의 형 윤정연은 문정현 신부(전주교구 작은 자매의 집 원장)를 떠올리는 이름이다.
「초록빛 아침」은 1980년대 어두웠던 시절 독재에 투쟁하고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의 현장에서 젊음을 다 바친 두 형제 신부의 이야기다.
소설은 신부님이 되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한 한 아이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 가난을 기쁘게 사는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신학교에 들어가 계속되는 좌절을 겪고, 청춘이 잉태하는 젊은 사랑 속에서 방황하다가 결국 어엿한 사제로 태어난다. 이후 피와 눈물로 범벅이 된 80년대 한국의 격랑을 헤쳐나간다.
저자의 이번 작업은 또 하나의 「민족사」나 다름없었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찾아다녔고, 문신부의 육성증언을 토대로 치열했던 순간들을 시간대별로 조목조목 기록했다. 이 때문인지 소설 속에는 지학순 주교 구속 사건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결성, 제임스 시노트 신부 추방 사건, 광주 민주화운동 등 한국 사회의 주요 민주화 사건과 교회의 민족운동사가 순차적으로 드러난다.
노씨는 『몇 번을 망설인 끝에 세상 밖으로 내보낼 수 있었던 힘겨운 작업이었다』면서 『좌파, 우파의 이념의 잣대로 작품을 평가하지 말고, 이 책을 통해 신앙인의 시각으로 우리 민족사를 제대로 살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족사를 복음의 시각으로 보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 언제나 「구원의 역사」가 존재해 온 것 같다』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책의 표지는 조광호 신부(인천가톨릭대 종교미술학부 교수)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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