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사도, 행동하는 교황」으로 불리는 제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본명 : 카롤 유제프 보이티와). 1978년 10월 16일, 455년만에 비(非)이탈리아인, 그것도 공산 치하 폴란드 출신으로 교황에 선출된 그는 수많은 분쟁과 갈등의 지역들을 찾아다니며 평화와 일치를 호소함으로써 자신의 소명을 수행해왔다. 그는 또 최근 스위스 방문까지 25년간 103차례 순방을 마쳤으며, 470명위의 시성식과 1316명위의 시복식을 주례했다.
교황주일을 앞두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생애를 그린 평전 「안녕하세요 교황님」(최성은/바다출판사/280쪽/8000원)이 출간됐다.
저자 최성은(에스더.34.수원 동천동본당) 박사는 한국외국어대 폴란드어과를 나와 폴란드 바르샤바 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뒤 그곳에서 한국어문학과 교수를 지낸 공인된 「폴란드통」. 그는 이 책을 위해 폴란드 현지에서 교황과 관련된 책과 기사, 인터넷 사이트, 자료 등을 샅샅이 뒤지고 수집하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책은 교황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담은 표지 사진부터 흥미롭다. 마치 코미디언들이 「배트맨」을 흉내낼 때와 비슷한 포즈의 이 사진은 지난 99년 교황이 자신의 고향 폴란드 바도비체를 방문해 친지들과 만났을 때 표정을 담은 것이다.
「우리들의 보이티와 아저씨」 등 모두 세 부분으로 이뤄진 책에는 교황의 친지, 교황과 만났던 사람들이 밝히는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들」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본문 속 에피소드 하나. 교황이 주교였던 당시 한 신자 가정을 방문했는데, 인사를 건네는 그 집 아이의 목소리가 하도 작아 들리지 않았다. 주교가 좀 크게 말해달라고 하자 아이는 『잘 들을 수 있게 고개를 숙이면 되잖아요!』라고 고함을 쳤다. 주교는 훗날 미사 강론 때 이렇게 말했다. 『어린 신자 하나가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여러분이 하려는 말들을 내가 제대로 듣고자 한다면, 제일 먼저 머리를 숙여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그것이 바로 성직자로서의 나의 사명입니다』
이밖에도 『난 절대로 신부가 되지 않을 거예요』라고 당차게 말하던 일곱 살 소년의 모습부터, 교황 서품식을 앞두고 오후에 축구경기를 봐야 하니 오전 중으로 행사를 마쳐달라고 부탁했다는 일화 등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교황의 생애 속 뒷이야기들이 실렸다.
그렇지만 에피소드만으로 채워진 책은 아니다. 교황의 어릴 적 이야기부터 최근의 상황까지의 일대기를 자서전 못지 않게 정리했다. 각 장마다 「연혁」과 「일화」부분으로 나눠 교황의 인생과 활동을 적고, 부록으로는 교황의 하루 일과를 소개했다. 지난해 교황의 명상 시집 「내 안에 그대 안식처 있으니」를 번역.출간한 바 있는 저자는 서문에서 『부족하지만 이 책은 폴란드 어문학자로서,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재위 26주년을 맞는 교황에게 드리는 자그마한 정성이자 소박한 찬미의 노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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