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상(바오로.1795∼1839) 성인은 북경을 9회나 왕래하면서 조선교구 설정의 직접적인 계기를 마련했고, 유방제 신부, 모방 신부, 앵베르 주교 등을 영입했다. 높은 수준의 유교적 소양을 지닌 그는 호교론서(護敎論書)인 「상재상서」(上宰相書)를 통해 신(神)에 대한 설명보다는 성교(聖敎)의 도리를 밝힘으로써 당시 유학자들이 가지고 있던 천주교에 대한 그릇된 생각들을 지적하고 박해를 그칠 것을 주장했으나 결국 국가를 설득하는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순교했다.
서강대학교 인문대학원에서 동양철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한 신대원 신부(안동교구 후포본당 주임)는 최근 펴낸 「정하상의 「상재상서」연구」에서 정하상 성인과 「상재상서」에 대한 진한 애정을 담아냈다.
책은 정하상의 생애와 사상을 비롯해 「상재상서」의 구조와 전문(全文) 분석, 「상재상서」의 사상적 쟁점 고찰 등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정하상의 「상재상서」는 호교론적 탄원서에 불과한 것이 아닌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유교문화와의 화해를 위한 협정서이며, 이 협정서는 무조건적인 항복문서가 아니라 바로 서로가 승리하는 「윈-윈」(win-win) 정신, 즉 상생(相生)의 원리를 담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이 책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상재상서」 본문을 단순히 독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시의 정치.사회 상황 속에서 생생하게 재구성, 토착화와 복음화를 위해 진통을 겪는 오늘날 한국 교회의 현실과 신앙인들의 태도가 어떠해야 할 지를 살펴보게 한다는 점이다.
권혁주 주교(안동교구장)는 추천의 글에서 『유교와 천주교 간의 보다 깊은 대화를 촉진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대원/가톨릭출판사/374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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