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교회건축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마음과 힘을 기울여 온 김정신(스테파노.단국대 건축학과) 교수가 최근 「유럽 현대 교회건축」(가톨릭출판사/227쪽/1만8000원)을 냈다. 저자가 그 동안 발표한 논문과 글들을 재정리해 묶어 집대성한 교회건축 이론서다.
건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한국의 풍토에서 저자는 「건물」로서의 교회건축이 아닌 「건축」으로서의 교회건축을 설계하고자 한다. 오늘날 참다운 교회건축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우리의 문화 위에 그리스도교적 전통을 새롭게 이해하는 것」. 이러한 과정이 선행될 때 교회건축도 우리시대 고유의 문화와 감성을 담아낸 토착화 된 조형예술로 승화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현대 유럽 교회건축을 찾아서」는 진지한 실험과 신학적 접근을 통해 현대 교회건축 운동의 선두가 되었던 20세기 교회 건축을 건축이념과 운동, 건축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고찰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교회건축」에서는 현대교회건축의 방향을 제시한 공의회의 정신과 그 성과를 검토했으며, 또 「현대 가톨릭 전례공간의 계획지침」에서는 공의회 문헌을 토대로 각종 교회문헌과 예식서에 대한 건축적 해석을 통해 교회건축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책을 펼치면서 첫 장부터 끝가지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려도 좋다. 어디를 펼치든 거기부터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0여개로 쪼개진 큰 주제,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수많은 건축물과 건축가, 건축 이념, 시대 상황 등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다. 또한 이 책에서 글은 보조적인 수단에 가깝다. 매 장마다 사진과 삽화를 통해 드러난 책 속 건축물의 장쾌함은 활자의 묘미를 앞지르기에 충분하다.
건축과 관련된 전문 용어도 적지 않게 등장하지만, 책 뒷부분 부록에 「교회상징 및 교회건축 용어 해설」을 정리.수록해놓아 초보자가 읽기에도 큰 어려움은 없다. 오히려 「세딜라」(sedilia:성직자석으로 사용된 이동식 벤치)나 「피나클」(pinnacie:고딕 양식의 건물에 사용되는 탑 모양의 장식물), 「카타콤바」(catacomb:로마시대의 지하 묘지) 같은 전문 교회건축 용어를 접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재미다.
장익 주교(춘천교구장)는 추천사에서 『종교 건축은 전례공간의 뜻과 쓸모와 아름다움을 하나로 아우르면서 창작력과 예술성을 더욱 자유로이 펼칠 수 있는 영역』이라며 『김정신 교수의 이 책은 건축.전례.신학 전반에 두루 걸친 종합적 역작』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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