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낸다는 것, 특히 사전 편찬은 개인이 하기엔 너무 벅찬 일입니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아예 시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라틴어를 공부하는 신학생뿐 아니라, 한국교회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전이니까요』
혼자서 15년을 고스란히 매달린 끝에 상.하 두 권 1500여쪽 분량의 「한라사전(韓羅辭典)」(대건출판사/1462쪽/7만원)을 출간한 이순용(마르코.45.서울 이문동본당)씨는 『부족한 평신도의 작은 결실이지만 이 사전이 라틴어를 배우는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쉽게 접근해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했으면 한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한라사전」은 이씨가 기획을 시작하고 책으로 나오는 데만 6년 가까이 걸린 역작. 1988년 세계성체대회 문헌을 접한 그는 외국 교회가 보유한 방대한 정보가 너무나 탐이 났고, 『교회서의 근간을 이루는 라틴어들을 한 군데 묶을 수 있는 사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던 게 집필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2002년 선보인 「한라소사전」을 수정.증보한 이 책은 약 30만 개의 라틴어 단어를 담고 있다. 교회 언어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실용단어도 함께 수록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버거운 작업이었지만, 좀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싶다는 욕심에 단어와 연관된 교리해설까지 「플러스 알파」로 함께 실었다.
사전 편찬의 어려움은 누구나 짐작하는 바이지만, 이 책은 특히 갖가지 사연 끝에 간신히 나왔다. 특히 출간을 위해 초본 원고를 들고 내로라하는 교회 출판사를 다 찾아다녔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책도 아니고 학문의 기초를 이루는 「사전」이 상업적 잣대로 저울질되는 데 불쾌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이라면, 또 진정 의미 있는 작업이라면 내가 한번 도전해 보자. 그런 사명감으로 밀고 나갔죠』
결국 그의 열정에 감복해 몇몇 지인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김정남 신부, 이중섭 신부, 김명기 목사, 이정태 사장, 가톨릭 사랑방 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워드 작업과 한글 감수를 맡아준 아내 여성림(마르타)씨를 비롯한 효주.효선.효정 세 딸에게도 고마운 마음뿐이다. 그의 소망은 백과사전 같은 완벽한 라틴어 사전을 펴내는 것. 라틴어 관련 문헌 번역작업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좋은 책은 반드시 팔린다는 것을 믿습니다. 이 사전이 교회의 고전과 현대 신자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게되길 바랍니다』
※구입문의=011-9845-1879 이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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