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랑 놀자] 바보 온달

평강공주는 욕심쟁이?

굳이 자기 이름에 얽매이지 않고 싶다고 해서 필명 「이아무개」를 쓰는 이현주 목사가 30년 전 펴낸 동화를 재출간했다.

가난하고 모자란 온달이 평강공주의 도움을 받아 글공부는 물론 활쏘기, 말타기를 배워 훌륭한 장군이 되고, 결국 나라를 지켰다는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는 삼국사기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누구나 다 아는 설화.

그러나 이 책은 바보 온달 이야기를 바탕으로 「바보」가 「영웅」이 됐다는 전형적인 영웅담의 구조를 완전히 비틀어, 평강공주의 「욕심」 때문에 바보 온달이 전쟁 영웅으로 성장하면서 순박한 마음을 잃게 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명」 때문에 「평화」를 잃는다는 해석이다.

다소 작위적이지 않을까 우려되지만,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읽는지는 절대적으로 독자들의 몫이다.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던 온달이 평강 공주를 만나 결국 전쟁터에서 뼈아픈 눈물을 흘리게 된 이유를 추적하면서, 생명과 평화의 소중함과 사람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케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용.

〈이현주/김호민 그림/우리교육/208쪽/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