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꼭 일이 터지고 나서야 대책을 세운다고 난리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듯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꼭 그 모양새다.
정치가, 경제가 어지럽고 어렵다 보니 모든 세상사 돌아가는 게 모두 그 모양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들어간 돈의 십분의 일만 있어도 이번 눈피해와 같은 재해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투자할 곳에 투자를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다 보니 눈뜨고도 당한 꼴이 되었다.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조금만 관심을 두었더라면 이번 폭설로 인한 재해는 막을 수 있었다. 아니 재해를 당하더라도 그 피해만큼은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재해 역시 사람이 만들었다는 데에 공감을 하고 반성을 해야할 것이다.
무슨 일이 터지면 장비가 부족해서, 일손이 딸려서 미리 예방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냥 일손 탓으로, 장비 탓으로만 돌리기엔 뭔가 안타깝고 씁쓸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요즘 세상살이가 무척 힘들다. 경제적인 것도 한 부분이겠지만 예전에 비해 아주 작은 것이라도 인간의 정을 느끼기가 어렵다. 갈수록 일상생활 속에는 「양보」라는 말이 없어지고 있다.
조금만 양보하고 내어주면 될 것을 자기 것은 절대 양보 못하는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소한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인식하지 못하고 이러한 삶이 현대사회를 잘 적응하면서 사는 것이라고 뽐내기까지 한다.
내가 남을 얼마만큼 귀중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나 자신도 그렇게 평가되어진다. 예수님께서 하신 『하느님이 자비하신 만큼, 완전하신 만큼 너희도 그렇게 되어라』는 산상설교를 마음속 깊이 인식하고 전례력에 따라 사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벌써 사순 제3주일을 맞이했다. 잘못된 것을 고치고자 노력하는 것이 사순절에 중점적으로 해야할 일이다. 죄를 범했을 때만 회개하는 것이 아니다. 죄가 되지 않더라도 평소 생활습관이 남에게 피해를 준다면 이것을 바로 잡는 것 역시 회개인 것이다.
남에게 되어주는 그만큼 받을 것이라는 진리를 우리는 알고 있다.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사순절이 되고, 자선과 기도 단식을 하더라도 드러나지 않게, 떠벌리지 말고 조용하게 실천하면서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이 사순절에 꼭 하나만은 실천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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