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완서(정혜 엘리사벳.73)씨에게는 정년(停年)이 없어 보인다.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전혀 식을 줄 모르는 창작력과 젊은 감각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필력을 지켜보자면, 요즘 횡행하는 「삼팔선」이니 「사오정」이란 말들이 머쓱해질 정도다. 불혹의 나이에 등단해 지난 30년 동안 우리 시대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사랑을 받아온 그가 최근 단편 동화집을 냈다.
「보시니 참 좋았다」(김정선 그림/이가서/168쪽/9300원). 표제작과 「아빠의 선생님이 오시는 날」 등 신작을 비롯해 지난 1970년대 말 청소년과 젊은 엄마들을 주 독자층으로 겨냥해 썼던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작가 스스로 가장 아끼는 작품 「다이아몬드」 등 잔잔하고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 여덟 편을 담았다.
표제작 「보시니 참 좋았다」는 할아버지가 어릴 적 그렸던 성당벽화가 사람들의 변함없는 사랑으로 훌륭한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이야기. 또 「쟁이들만 사는 동네」는 천생연분에 대해, 「다이아몬드」는 인생의 가치에 대해 들려준다. 이밖에 「찌랍디다」는 어린 신랑을 맞은 신부의 재치와 익살을, 「아빠의 선생님이 오시는 날」은 선생님의 사랑을, 「산과 나무를 위한 사랑법」은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고 대화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박씨는 이번 작품에서 사물의 숨어 있는 비밀을 깨닫는 것, 그리고 그 비밀을 깨닫기 위해서는 「꿈」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하며, 결국 「꿈」이 사람과 사물의 비밀을 하나하나 열어갈 수 있다는 인생의 이치를 열어 보인다. 세월에 상관없이 사람의 진실과 만나는 것, 즉 「생의 참다운 가치와 만나는 것」의 소중함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각 편 모두 묵직한 주제와 교훈, 삶의 철학을 담고 있지만, 청소년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만한 아름다운 사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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