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사순시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다가올 주님의 부활을 맞이하기 위해 자신의 신앙과 삶을 성찰하는 때다. 회개와 보속을 다짐하며 예수님이 인내하신 광야의 여정을 나의 삶을 성찰하는 것으로 대신해보자. 사순시기를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책 몇 권을 소개한다. 평소보다 더 많은 기도와 묵상을 필요로 하는 이때, 매일 영적 순례를 떠나보자.
「내가 너희에게 그랬듯이」(바오로딸/3000원)는 사순절 전례력에 따라 매일 복음 말씀을 묵상하도록 꾸며진 기도서다. 「예수님과 함께 걷는 40일」이라는 부제의 이 책은 간결하고 단순하다는 것이 큰 특징. 말씀에 대한 장황한 해설이나 이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짤막한 성서구절을 곱씹고 되뇌인 저자의 묵상, 성서 말씀에 담긴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으로만 꾸며졌다.
묵상글은 격월간 「공동선」 전 편집장 한상봉(이시도르)씨가, 성화는 김옥순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가 맡았다. 부록으로 「사순절 실천표」와 가족을 위해 바칠 수 있는 「엄마의 십자가의 길」이 실렸다.
사순시기를 맞는 이즈음에 그리스도교 신자라면 반드시 한번쯤 묵상해야 할 화두가 바로 「고통」. 일상에서 부닥치는 여러 어려움과 고통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또 이러한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등과 같은 의문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고통과 악」(생활성서사/6500원)은 고통과 악의 주제를 성서와 그리스도교 전통 그리고 현대 교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쉽게 풀이한 책이다. 성서, 신학, 교의적 관점에 따라 고통과 악의 문제, 고통의 신비와 구속적 의미를 탐색하고 있는 이 책은 그러나 단순히 이런 문제들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이 필요함을 제시했다.
해마다 사순절이 돌아오면, 어떤 극기나 고행을 꼭 해야만 하는 것으로 부담감을 느끼거나, 혹은 이런 절제를 하지 않으면 죄의식이나 압박감마저 갖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기쁨」도 사순시기의 주제가 될 수 있다. 「사순절의 기쁨」(바오로딸/5000원)은 7가지의 영적 가르침과 이에 따른 구체적 실천사항, 그리고 성서 묵상자료를 소개한 사순절 실천지침서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실행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즉, 사순시기는 그리스도를 많이 닮고자 노력하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사순절의 여정을 걸어가는 것이며, 이로 인해 우리는 커다란 내적 기쁨을 누리게 된다는 말이다.
이밖에 재의 수요일부터 예수부활 대축일까지 요일별로 짤막한 성서 독서, 기도, 실천 등을 담은 「제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 하나이다」(가톨릭출판사/7000원)와 정의채 신부(서강대 석좌교수)의 사순절 특별강론 원고들을 묶은 「주님의 기도 묵상」(바오로딸/4500원) 등도 사순시기에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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