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러나 모두가 장미일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산국화이어도 좋고 나리꽃이어도 좋은 것이다. 아니, 달맞이 꽃이면 또 어떤가!』(서문 중에서).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진길 아우구스티노.50)씨가 산문집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좋은생각/288쪽/9000원)를 냈다. 최근 지병으로 교육현장을 떠나게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한 저자가 지난 1년간 속리산 골짜기의 황토집에 머물면서 깊은 사색을 통해 길어 올린 맑은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삶, 사랑, 행복, 자연, 세상을 읽은 도시인의 맑고 잔잔한 마음이 전해져 오는 산문 63편이 담겨 있다.
서정적인 문어 속에 진솔한 삶을 녹여내는 그의 필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빛난다. 특히 이번 산문집은 과거에 선보였던 여느 다른 산문집보다도 자연의 섭리에 바짝 다가가는 인간의 소박함이 잘 그려져 있다. 현란한 미사여구와 감칠맛 나는 어휘로 치장하기보다는 저자의 마음 바탕을 투명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는, 그래서 한 편 한 편 너무나 아름다운 글이다.
산문집은 「모두가 장미일 필요는 없다」, 「고요히 있으면 물은 맑아진다」, 「깊은 깨달음 쉬운 가르침」, 「멈출 때가 되었다」 등 총 4부로 이뤄졌으며, 책 곳곳에는 화가 조순옥씨의 단순하면서도 깊은 맛과 여운을 남기는 독특한 삽화가 곁들여졌다.
이번 산문집이 특히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쉴 새 없이 굴리던 일상의 바퀴를 잠시 멈춘 뒤, 찬찬히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시인의 솔직 담백한 마음이 여기저기서 묻어나기 때문. 김용택 시인은 『그는 참 삶, 참 행복, 참 사랑을 그의 대지 속에서 맑은 샘물로 퍼올려 우리들을 적셔주며, 그 맑은 영혼의 샘물은 달고 시원하다』고 말했다.
저자 도씨는 작가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피고 지는 꽃 한송이 한 송이가 다 예쁘듯 나도 구태여 장미가 되려 하지 말고, 내 빛깔과 크기와 향기에 맞는 들꽃이 될 수만 있어도 좋겠다. 아직도 누군가 나를 꽃처럼 기억하고 사랑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