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위축성측삭경화증」에 걸린 저자 이정희씨의 투병기가 담긴 자전적 에세이. 치료약도, 원인도 알 수 없는 이 병은 척수신경이나 간뇌의 운동세포가 서서히 파괴되어 근육이 힘을 쓰지 못하게 되는 난치병으로, 지난 1930년대 미국 메이저리그의 L. 게릭 선수가 이 병으로 사망해 「루게릭 병」이라고도 불린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학원 강사로 지내오던 저자가 처음 병의 증상을 느낀 것은 마흔 네 살이던 1994년의 겨울. 어느 날부턴가 팔에 힘이 없어지고 몸이 절인 배추처럼 늘어져 오십 줄이 빨리 왔으려니 생각했으나, 종합 검진을 받은 결과는 루게릭 병.
그때부터 시작된 10년간의 투병생활. 팔다리도 목도 가눌 수 없는 그는 아직 말은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다른 이의 손을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책에는 병으로 인해 평범한 생활조차 할 수 없게 된 저자의 내적 갈등, 가족들과의 고뇌와 아픔, 사랑 그리고 자신과 똑같은 병으로 시름하며 사는 환우들과 만나면서 체험했던 희로애락들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루게릭 병에 걸리면 보통 5년을 넘기기 힘들다. 그럼에도 자신이 10년간 견디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다른 환우들에 비해 퇴행 속도가 늦은 루게릭 환자로서 어떤 소명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이웃과 사회가 루게릭 환자들에게 좀 더 따뜻한 관심을 가져 주는 것, 그리고 조그만 공간이나마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쉴 수 있는 작은 쉼터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정희/생활성서사/288쪽/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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