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정확히 94년 전 조선 땅을 밟은 25세의 독일인 청년이 있었다. 그는 독일 성 베네딕도 수도회 소속의 안드레 에카르트(1884∼1971) 신부.
동양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에카르트 신부는 20년 동안 한국에 체류하며 경성제국대학에서 언어와 미술사를 강의했고, 1928년 독일로 돌아간 다음해 한국 체류시의 답사 자료를 바탕으로 독일어 간(刊) 「조선미술사」를 펴냈다. 그리고 그 책은 최초의 「한국미술통사」가 되었다.
세계 미술사의 맥락에서 한국 미술의 역사를 조명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고고학적 관점과 문헌 중심으로 분석하는 역사주의적 입장에서 벗어나 미적 특성과 양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또 중국미술과 일본미술과는 구별되는 한국미술의 특징과 존재이유를 밝힌 점도 돋보인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미술의 특징은 「단순성」과 「간결성」으로 정의 내릴 수 있겠다.
과장이 심하고 형식이 왜곡된 중국미술이나 감정에 차 있고 틀에 박힌 듯한 일본미술과는 달리, 한국미술은 「미에 대한 자연스런 감각」을 지닌 고전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당시 건축물을 중심으로 조각 및 불탑미술, 불교조각, 회화, 도자기, 수공예품, 조선미술의 특징 등으로 나누어 서술했으며, 500여점에 이르는 유적.유물의 도판들을 함께 수록하고 있다.
(안드레 에카르트/권영필 옮김/열화당/391쪽/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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