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시인에게 있어 「사랑」은 1972년 등단 이후 오래도록 추구해온 세계였다. 일찍이 자신의 시집 「사랑하다 죽어버려라」를 통해 『…헤어지는 날까지 / 차마 /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하지 못했습니다 /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 / 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 순결하게 무덤가에 무더기로 핀 / 흰 싸리 꽃만 꺾어 바쳤습니다…』라고 노래한 그가 아니었던가.
「스무 살」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첫 길목이며 공식적으로 어른이라고 대접받는 나이. 작가는 그 나이를 「사랑이 시작되는 오솔길을 걸어가고」있으며, 「사랑이 시작되는 조약돌 같은 시간을 손에 꼭 쥐고」있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달콤한 사랑도, 괴롭고 슬픈 사랑도 모두 경험해 본 시인의 마음, 그리고 「스무 살」의 아름다운 시절을 먼저 건너온 인생선배의 마음이 이 두 권의 동화에 담겨 있는 것이다.
두 권의 동화는 같은 주제를 담고 있으나, 각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1권은 사랑을 통한 나와 너, 우리의 관계를 확장해 가며 완성되어 가는 사랑의 본질을 보여준다.
2권은 사랑을 통해 발견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깨닫게 하는 내용이 중심. 스무 살에 이르러서야 발견하게 되는 나의 어리석음과 시행착오, 그리고 그때서야 다다르게 되는 인생의 깨달음을 이야기했다.
어린이들의 소박한 언어와 진솔한 생각을 빌려 짧게 표현한 60편의 이야기 꾸러미. 그 이야기들은 시인이 이 땅의 스무 살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선물이 아닐까. 그 동안의 역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동화집 「스무살을 위한…」에서도 시인의 순결한 정서와 맑고 아름다운 서정이 한가득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