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어둠 속에서 만났을 때는 자유라는 것이 편리해서 좋았습니다.
내가 살아가면서 조금이라도 유익한 쪽을 선택할 수 있었고, 사람을 가려서 사귈 수 있었고, 마음 쏠리는 편으로 행동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자랑하지 말고, 교만하지 말고, 사리사욕을 품지 말고, 성내지 말고, 진리를 보고 기뻐하며 남의 허물을 덮어주고 누구에게나 친절하라고 말씀하시지만 말씀대로 살아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10여년간 만성신부전증으로 이틀에 한번씩 병원에서 피를 거르는 생활을 하면서도 주님을 사랑하고 말씀을 따르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주님 잘못했습니다』라며 용서를 청했습니다.
그 실낱같은 양심을 어여삐 생각하셨는지 주님은 내 손을 잡아주셨으며 나에게 무거운 짐을 지어주셨습니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가건물 성당에 2000여명의 신자수를 가진 본당의 평신도 회장의 중책을 맡겨주신 것입니다.
희미한 등불이 서서히 밝은 빛으로 변하면서 하느님을 가까이서 뵐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신부님과 전신자가 일치단결해 가건물을 아름다운 성전으로 바꿔 봉헌했습니다. 새성당을 봉헌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은 저희들의 속내를 아시는 주님께서는 큰 축복과 은총을 주셨습니다.
특히 10여년간 투병생활을 해야했던 아내에게는 젊고 건강한 사람의 신장기증제의가 있었으며, 이식수술에 성공할 수 있는 영광을 주셨습니다.
고통의 의미를 부여하시고, 어둠을 통해 참 빛을 준비시키시는 주님!
이제 백발이 휘날리는 환갑이 훨씬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이순간을 위해 주님께서 나를 단련시켜주셨나 봅니다. 그야말로 더없이 소중하고 귀한 은총이었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된 시련들을 통해 꾸준히 단련시켜 주시고, 오늘도 이순간의 고통이 또다시 단련의 은총으로 변하리라 믿습니다. 이제 당신 말씀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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