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을 건립하기 위해 애쓴 분들은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머리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 앉았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추억과 아름다운 나눔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칠순이 되신 신부님께 우리들의 정성을 모은 조촐한 자리를 마련해봅니다』
서울 옥수동본당에서 5월19일 마련된 옥수동본당 제2대 주임 현안신 야고보 신부의 조촐한 칠순 잔치. 세월이 흘러도 교우들의 가슴 속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목자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다.
20여년 전 가난한 사람들이 모인 곳, 판자집과 무허가 건물들이 빼곡했던 서울 옥수동본당에 부임한 메리놀 외방전교회 현신부는 교우들이 전하는 축하말에 『여러분 덕분에 저의 신앙이 더 깊어졌다』고 화답했다.
칠순 축하미사가 끝나고 열린 잔치마당에서 교우들은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선교사 신부님에게 큰 절을 올리고 술을 따라 칠순을 경축하며 만수무강을 축원했다.
현신부가 옥수동본당 주임으로 부임한 것은 1978년 1월. 1960년 6월 사제로 서품돼 두달 뒤 한국에 파견된 당시 29세의 젊은 청년 신부는 청주교구와 수원교구 등을 두루 거쳐 가난하고 어려운 본당들을 찾아다니며 성당을 짓고 교우들을 돌봤다.
당시만 해도 옥수동본당은 신설된지 5년 된 작은 본당으로 유난히 살림살이가 어렵고 힘든 곳이었다. 1982년 도시계획으로 일부 건물이 철거되면서 하느님의 성전을 지어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팔을 걷고 나섰고 교우들과 함께 온갖 어려움 속에 1985년 4월 드디어 새 성전을 봉헌했다.
옥수동본당 주임 박선용 신부는 『20대에 낯선 이국 땅에 와서 평생 동안 목자들을 돌봐온 선교사들의 헌신을 존경한다』며 『현신부님은 오늘날의 옥수동본당이 있게 해준 분이기에 조촐하게나마 우리들의 정성을 모아서 감사의 뜻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신부는 1931년 1월18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나 메리놀 신학대학교를 졸업했으며 1960년 한국에 파견돼 청주교구 옥천본당 보좌를 시작으로 청주교구, 수원교구, 서울대교구 등에서 사목활동을 했다. 1998년 1월31일 은퇴후 현재 메리놀회 후원회 담당 사제로 활동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