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군종장교들과 군인들을 고비마다 일으켜 세우고 이끌어주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사랑과 관심입니다. 이런 사랑을 이어주는 징검다리로서 군사목 발전에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제26대 해군 군종감으로 취임한 지경준(대령·군종 제3기) 신부는 2년의 임기 동안 큰 일을 이루기보다 각 종파간의 화합을 통해 군사목 발전의 토대를 더욱 굳건히 다져나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천주교에서는 1984년 4월 1일 최초로 제17대 해군 군종감에 임명됐던 김상목(대구대교구 동인동본당 주임) 신부와 1995년 4월 22대 군종감에 오른 서유석 신부에 이어 세 번째로 해군 군종감에 임명된 지 신부는 자신의 임명을 해군과 교회를 위해 새로운 십자가를 지우시려는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주위의 협력을 당부했다. 지 신부의 군종감 취임은 지난 1951년 10월 27일 군종신부 1명으로 해군에 군사목이 첫발을 내디딘 지 반세기만에 해군 속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교회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55명에 이르는 해군 군종장교의 대표이자 군종사제들의 큰형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의식한 듯 지 신부는 재임기간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를 통해 공평무사한 협조자로 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엿보인다.
『다양한 종교의 성직자와 신자를 아울러야 하기 때문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병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힘을 모아 나간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나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대하기 쉬운 사제」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런 사제로 기억되고 싶다는 지 신부는 그리스도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통한 「선교사로서의 사명감」을 특별히 강조한다. 세례를 받지 못하더라도 군에서 튼실한 씨앗이 뿌려지면 언젠가는 싹이 틀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런 지론 때문에 큰형이나 삼촌같은 푸근한 사제상을 심어온 게 그의 삶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전역한 지 십여년이 지나도 찾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비신자 가운데 결혼 주례를 청해오는 이들이 적지 않을 정도다.
지난 81년 8월 군문에 첫발을 디딘 후 22년째 장병들과 동고동락을 함께 해온 지 신부는 「훌륭한 군인이 곧 훌륭한 신자」라는 체험적인 진리를 체득하게 됐다며 소신을 지닌 신앙생활을 당부하기도 한다.
사제의 부족으로 하느님의 말씀에 목말라하는 군인들의 존재가 무엇보다 가슴아프다는 지 신부는 올해 3함대와 해군 교육사령부, 해군 복지단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해병1사단 등 아직 성당이 없는 곳에 하느님의 집을 세우고 싶다는 소망을 털어놓는다.
『저는 도구일 뿐입니다. 여러분의 손길을 통해 전해져 오는 하느님의 뜻에 충실하도록 하겠습니다』
지 신부의 전도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착한 사제, 겸손한 신부」로서의 그의 삶이 군에서 어떤 꽃으로 피어날 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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