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를 무는 성서내용에 대한 의구심 ‘성서고고학’으로 풀어볼까나

노아의 방주는 실제로 있었을까? 타락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는 어느 지역을 말하는 것일까? 십계를 새긴 두 장의 석판이 들어있다는 솔로몬 성전의 법궤 등은 과연 진짜 있었을까?

성서를 읽다보면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의문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이런 의문들을 두고 성서를 신앙의 눈으로 읽지 않고 「발칙하게」 의심을 품는다는 책망으로 잠재울 수는 없다. 그래서 성서를 연구하는 신학자들은 고고학, 이른바 성서고고학의 발견들을 통해 성서를 항상 새롭게 해석하고 성서에 쓰여있는 거룩한 말들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리스도교 고고학의 기원은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종교 개혁가들이 가톨릭적 그리스도교 고대에 대해 편견적인 해석을 하는데 자극받은 가톨릭 교회 측에서 반박에 나서면서 초기 그리스도교 역사 유적에 관한 연구가 시작됐다. 16세기말 로마 카타콤바에 대한 조직적인 발굴이 시작됐으며 이후 교회 미술과 옛 성전들을 포함한 가치 있는 그리스도교 유물들이 고고학적 연구와 발굴에 의해 면모를 드러냈다.

또 성서의 시대와 성서와 연관된 지역들의 유적과 유물들의 발굴을 통해 추적 분석하고 당시의 물질 문명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옛 사람들의 생활상을 재구성해보려는 것을 성서고고학으로 부른다.

고고학의 도움을 받아 성서를 이해하는 것은 단지 일부 고고학자, 성서학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성서를 읽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을 더욱 폭넓게 해준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우리 가톨릭교회에서는 성서고고학에 대한 이해나 관련 서적들이 그다지 많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다만 성서와 관련된 여러 가지 단행본들 가운데 성서 고고학의 연구 성과를 담은 책들이 가끔 있을 뿐이다. 반면 개신교 계통에서는 비교적 여러 가지 다양한 종류의 해설서들이 나와있기는 하다.

「성서시대의 보물들」(알란 밀라드 지음/정태현 옮김/바오로딸)은 고고학적 발견 사례들로 엮어져 성서에서 언급된 근동 지역의 고대도시들의 발견 및 발굴 경위, 그리고 발굴된 것들에 대한 해석 및 오늘의 이해 방법을 따라 성서적 증명을 시도해 본 흥미진진한 성서고고학 연구서이다.

「한눈에 보는 성서여행 1~3권」은 구약과 신약성서를 통틀어 중요한 성서 본문, 해설과 함께 성서에 나오는 많은 유적과 유물들의 사진과 관련 설명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최근 나온 「성서고고학 이야기」(김성 지음/동방미디어)는 지난 3년 동안 국민일보에 연재해온 「성서의 향기」를 엮은 책이다. 개신교 신앙을 지닌 지은이가 성서에 대한 호기심을 고고학의 차원에서 풀어낸 것이다.

「신약성서 고고학」 1,2권(잭 피니건 지음/남대극 옮김/민음사)은 고대 근동 지역의 고고학과 역사에 관한 역저를 다수 집필했던 저자가 「예수의 생애와 초기 교회의 시작」이라는 부제를 달아 신약시대의 방대한 고고학적 발견과 자료들을 종합 분석해 그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는 역작이다. 신약시대 고고학 연구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자료와 역사적 배경을 설명한 서론에 이어 요한의 생애, 예수의 생애 등 4개 부분 344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고고학을 통해 밝혀진 구약성경 이야기」, 「…신약성경 이야기」(정길호 지음/작은행복)는 구약성서를 역사적 관점에서 모두 100가지 주제로 나누고 각 주제를 성서고고학과 역사라는 렌즈를 통해 보다 폭넓게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