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학징의(邪學懲義)」를 번역한 「역주 사학징의」를 펴낸 고려대 조광 교수(한국사학과)는 오늘을 살아가는 신자들이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됐으면 하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조교수가 발간한 「사학징의」는 신유박해를 둘러싼 최대의 사료로 평가돼온 신유박해 제1급 자료로 교회 안팎에서 높은 관심을 모아왔다. 형조에서 신자들을 신문한 기록인 「사학징의」는 신유박해 발생 직후부터 1803년 2월까지의 박해 전개 과정을 잘 담고 있어 신유박해를 밝힐 수 있는 사료로 손꼽힌다.
『박해시대 신자들의 믿음과 생활을 오늘에 되살려냄으로써 시공을 뛰어넘어 그들의 생생한 삶과 만나며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특히 이 책은 박해 당시 사건 관여자가 기록한 1차 자료여서 선교사들이 기록한 3차 자료들에 비해 사료적 가치가 높다는 것이 조교수의 설명이다.

원래 상·하 2권으로 나올 계획이었으나 정확함을 기하려는 역자의 노력으로 그 첫째권만 먼저 선보이게 됐다.
『「달레의 한국천주교회사」를 비롯한 선교사들이 남긴 기록이 한국교회 신자들의 신앙적인 면을 주로 다룬 데 비해 「사학징의」는 신자들의 신앙은 물론 생활을 동시에 살필수 있어 새로운 의미를 던져줄 것입니다』
조교수가 번역한 이 책에는 경기도와 충청, 전라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의 500여명에 이르는 순교자와 신자들이 박해의 와중에서도 숨어서 거행한 전례방식, 일상 속에서의 하느님 경배 생활 등 삶의 면면이 그대로 담겨 있어 신유박해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을 보내고 있는 신자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전해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