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엄마의 외로운 외침이 아니라 모든 엄마의 외침이 있을때 낙태로 인해 죽어가는 생명은 없어질 것입니다』
교회가 정한 생명의 날. 누구보다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있기에 숱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생명운동을 외롭게 펼치고 있는 가정주부를 만났다.
「혼자서는 아름다울 수 없는 사랑」이란 자서전적 책을 내고 경험에 찬 생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전태자(39세ㆍ아가다ㆍ서울청담동본당)씨.
그는 남편과 시부모, 친정가족, 친구 등 모든 주위 사람들의 끈질긴 낙태 유혹을 용감하게 뿌리치고 4명의 자녀를 낳아 키우고 있는 요즘 보기드문 간 큰 엄마다.
『둘째를 낳고 셋째를 가졌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은 온갖 협박을 다하다가 결국 폭행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남이 다하는 낙태를 왜 안하느냐? 우리 집이 탁아소냐? 하며 남편의 구박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결혼이후 7년간 단 한번도 다툰 적이 없을 정도로 얌전하고 착했던 남편이었지만 셋째를 가진이후 남편은 폭군으로 변해 버렸다고.
그러나 친정쪽으로 장주기 요셉성인의 후손일 정도로 신앙이 깊었던 전씨는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야말로 현대판순교』라고 다짐하며 결국 아이를 낳았다.
물론 넷째아이를 가졌을 때는 더 말할 수 없는 구박에 아이를 낳을 동안만 돌봐줄 수 있는 곳이 없겠느냐며 가톨릭신문에 쉼터를 소개해 달라는 전화도 여러번 한 적이 있다고.
워낙 완강했던 남편의 반대에 부딪혀 이혼하고 혼자서 아이 넷을 키우겠다는 각오로 아이를 낳았다는 전태자씨는 이제 1녀3남의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 넷째 명균(요한)이와 막내 승균(베드로)이가 아홉 살, 다섯살이 됐다며 『그 아이들이야말로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강조한다. 『이젠 남편도 그 아이들을 그렇게 사랑스러워할 수 없어요. 나란히 자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남편은 이쁘다며 눈물을 흘릴 정도예요』
교회가 가르친 자연피임법으로 임신을 조절하다가 아이를 갖게 되자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였던 전태자씨는 바로 자신의 체험을 지난 3월 한권의 책으로 출판한 것이다.
잘못된 생각을 그 당시 했더라면 지금 그 두 아이는 이세상에 없었을 거라는 생각. 전태자씨는 지금도 그런 생각이 떠 오를 때마다 얼마나 하느님이 감사하게 여겨지는지 모른다며 『그 감사를 생명운동을 통해 보답하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생명의 날에 만난 사람] 낙태 유혹 뿌리치고 아이 넷 낳은 전태자씨
시부모 친정 가족 친구 만류 남편 폭행 이혼 불구 “낙태만은 절대 불가”
“아이 낳는 것은 현대판 순교” 다짐
이제는 남편도 아이들 예쁘다며 눈물
체험 담은 책내고 생명운동에 열심
발행일1998-05-31 [제2104호, 16면]

▲ 힘들었지만 이제는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전태자씨 가족. 전씨의 체험이 담긴 「혼자서는…」이 지난 3월 출간됐다.